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지만 21년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국민 경제 이해력 조사결과는 처참했죠. 국민평균 56.3점.
2018년 세계 금융 이해력 조사에서 한국은 142개국 중 77위를 차지해 금융 문맹률 67% 수준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받았습니다. 사실 우리 어릴 적 경험을 돌이켜보면 제대로된 경제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긴합니다.
어릴 때부터 돈의 개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 감각이 부족한 ‘금융 문맹’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돈을 어떻게 벌고, 쓰고, 모으고, 불려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면 현실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죠. 아이들에게 경제 개념을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용돈을 주고 관리하게 하는 것 이상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경제 감각을 길러주는 과정입니다. 연령대별로 어떻게 경제교육을 하면 좋을지,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유아기 - 돈의 개념 익히기
아직 숫자 개념이 부족한 어린아이들에게 돈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지만, 사실 이 시기가 경제교육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유아기에는 돈을 직접 벌거나 관리하는 개념보다는 "돈이 있다"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이를 활용하면 아이들이 돈의 개념을 훨씬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게 놀이를 하면서 물건을 사고팔거나, 병원 놀이에서 진료비를 받는 등 돈을 주고받는 상황을 경험하게 해보세요. 이런 놀이를 하면서 "이걸 사려면 돈이 필요해", "돈이 다 떨어지면 더 이상 못 사" 같은 말을 해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돈의 역할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돈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책을 읽어주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개념을 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왜 돈이 필요해?"라고 묻는다면, "우리가 밥을 먹고, 옷을 사고, 장난감을 사는 데 필요한 거야"라고 쉽게 설명해 주면 됩니다.
이 시기에는 용돈을 주기보다는, 저축의 개념을 익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투명한 저금통을 사용하면 아이가 돈이 쌓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저축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이 동전을 저금통에 넣으면 나중에 네가 원하는 장난감을 살 수도 있어"라고 이야기해 주면 저축의 개념이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초등학생 - 소비와 저축의 균형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돈을 직접 다룰 기회가 많아지고, 경제 개념을 더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기가 됩니다. 이때부터는 용돈을 주면서 실질적인 경제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용돈을 줄 때는 불규칙하게 주기보다는 일정한 주기로 주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매주 정해진 요일에 정해진 금액을 주고, 아이가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면 "한정된 돈을 계획적으로 써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때 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유도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오늘 받은 용돈에서 얼마를 썼는지 적어보자", "한 달 동안 돈을 어떻게 썼는지 확인해볼까?" 하고 대화를 유도하면,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고민하게 됩니다. 돈을 받으면 저축, 소비, 기부로 나누어 사용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받은 용돈 중에서 50%는 저축하고, 40%는 원하는 걸 사는 데 쓰고, 10%는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는 데 써볼까?" 하는 식으로 가이드를 주는 거죠.
또한, 이 시기에는 "필요한 것과 갖고 싶은 것"을 구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면 "이게 정말 꼭 필요한 걸까, 아니면 그냥 갖고 싶은 걸까?"라고 질문해 보세요. 아이가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는 경험을 쌓게 되면 충동적으로 돈을 쓰는 습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중·고등학생 - 재테크와 투자 이해하기
중학생 이후가 되면 돈을 직접 벌고 관리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단순히 용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통해 돈을 벌어보는 경험을 하면, 돈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죠. 가정에서 부모님을 도와주고 용돈을 받거나, 방학 동안 단기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재무 목표를 설정하고 돈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여름방학 동안 10만 원을 모아볼까?" 같은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해 한 달에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계산해보는 연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돈을 단순히 쓰는 것이 아니라 "모아서 더 가치 있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죠.
또한, 금융 상품과 투자 개념을 익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적금, 예금 같은 기본적인 금융 상품을 이해하고,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 개념도 간단하게 배워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좋아하는 게임 회사를 조사해보고, 그 회사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볼까?" 하는 식으로 관심 있는 분야를 활용해 금융 교육을 하면 훨씬 흥미를 가질 수 있어요.
부모가 직접 경제 뉴스를 함께 보거나, 아이에게 경제 관련 유튜브 영상이나 책을 추천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돈은 단순히 쓰는 것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불려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돕는 것입니다.
결론
아이의 경제교육은 단순히 용돈을 주고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제 감각을 키워주는 과정입니다. 유아기에는 돈의 개념을 익히고, 초등학생 때는 소비와 저축을 균형 있게 배우며, 중·고등학생이 되면 재테크와 투자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제교육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돈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실제로 돈을 벌고 사용하고 모으는 경험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이와 함께 경제 개념을 배우고 경험하게 한다면, 금융 문맹에서 벗어나 건강한 경제 습관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